[맛보기]
성경을 펼치고, 78편을 마주하면서 1-4절의 말씀을 읽고 '아, 오늘은 이 말씀을 마음에 새겨야겠다.' 싶어 자리를 펴고 앉았다.
그렇게 한 구절, 한 구절 적어 내려가기 시작하는데.. '왜 안끝날까..?' 세상에나.. 72절까지 있는 줄은 몰랐다.
이 말씀에서는 여러번의 <그러나>가 나온다.
앞의 말에 상반되는 사실을 진술할 때 쓰이는 <그러나>.
이 단어 뒤에는 인간의 추악함이 드러나기도 했고,
제한 없는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사랑이 드러나기도 했다.
나의 인생은 어떤 <그러나>에서 걸음을 멈추게 될까?
오르락 내리락 하는 삶의 여정 속에서
나는 때로 참으로 보잘것없는 실수투성이의 모습일 때도 있고,
때로 나 스스로도 참으로 대견스럽다고 여겨지는 뿌듯한 모습일 때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시선은 어떨까?
내가 나 자신조차도 포기한 순간에 주님은 어쩌면 '다시 먹고 힘을 내어 일어나 가거라' 격려하실 수도 있다.
내가 나 자신을 자랑스러워 하고 있는 순간에 주님은 어쩌면 '저기 울고 있는 나의 자녀가 보이지 않느냐?' 책망하실 수도 있다.
나는 다만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주님 앞에 설 뿐이다.
주님, 저의 인생의 마지막 장에 쓰여지는 <그러나> 뒤에는,
오직 주님의 사랑만이..
주님의 구원과 자비하심만이..
주님의 용서와 불쌍히 여기심만이 가득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그 사랑에 복종해 모든 죄 짐을 벗어던지고 주께 나아가는 모습만이 남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쓰기]
시편 78편(메세지성경)
1-4
사랑하는 친구들이여, 하나님의 진리를 들으며 내 말에 귀를 기울여라.
격언 한 조각 곱씹어 너희에게 알려 주리라, 감미로운 옛 진리를.
이것은 우리 조상들에게서 전해 들은 이야기, 어머니 슬하에서 받은 훈계.
우리만 간직하지 않고 다음 세대에게도 전하련다.
하나님의 명성과 부, 그 분께서 행하신 놀라운 일들을.
5-8
하나님께서 야곱 안에 증거를 심으시고 그분의 말씀을 이스라엘에 확고히 두셨다.
그리고 우리 조상들에게 명령하시기를, 그것을 자손들에게 가르쳐 다음 세대와 앞으로 올 모든 세대가 알게 하라고 하셨다.
그들이 진리를 배우고 이야기를 전하여 그 자손들도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들을 잊지 않으며 그분의 계명을 지키게 하라고 명령하셨다.
완고하고 악한 그들의 조상들처럼 변덕스럽고 믿음없는 세대, 하나님께 신실하지 못한 세대가 되지 말 것을 명하셨다.
9-16
에브라임 자손들은 빈틈없이 무장하고도 정작 전투가 시작되자 도망치고 말았다.
그들은 겁쟁이여서 하나님의 언약을 지키지 않았고 그분의 말씀 따르기를 거절했다.
그분께서 행하신 일을, 그들에게 똑똑히 보여주신 이적들을 잊어버렸다.
하나님께서는 이집트 소안 들판에서 그들의 조상들 눈앞에서 기적을 일으키셨다.
바다를 갈라 좌우에 바닷물을 쌓으시고, 그들이 걸어서 그 사이를 통과하게 하셨다.
낮에는 구름으로, 밤에는 활활 타는 횃불로 그들을 인도하셨다.
광야에서 바위를 쪼개시고 모두가 지하 샘물을 마시게 하셨다. 반석에서 시냇물 흐르게 하시고 그 물줄기 강처럼 쏟아져 나오게 하셨다.
17-20
그러나 그들은 계속해서 죄를 더 짓고 그 사막에서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거역했다.
하나님을 제뜻대로 움직이려 했고 특별한 사랑과 관심을 가져달라고 떼를 썼다.
막돼먹은 아이처럼 보채며 투덜겨렸다.
“어째서 하나님은 이 사막에서는 괜찮은 음식을 못 주시는 거야?
그 분이 바위를 치시니 물이 흐르고 반석에서 시냇물이 폭포처럼 떨어졌지.
그런데 갓 구운 빵은 어째서 안 주시는 거지? 맛있는 고기 한 덩어리는 왜 안되는거야?”
21-31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노하셨다. 그분의 진노가 야곱을 향해 타올랐고 그 진노가 이스라엘에게 미쳤다.
그들이 하나님을 믿지 않았고 그분의 도우심을 신뢰할 마음이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구름에게 명령해 하늘 문을 여시고 그들을 도우셨다.
만나를 빗발치듯 내리셔서 그들을 먹이시고 하늘의 빵을 내리셨다.
그들은 힘센 천사들의 빵을 먹었고 그분은 그들이 배루르게 먹을 만큼 충분한 양을 보내주셨다.
하늘에서 동풍을 풀어 놓으시고 남풍을 힘꺼 보내시기, 이번에는 새들이 비처럼 떨어졌다.
육즙이 풍부한 새가 수없이 쏟아져 내렸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간절히 원하는 모든 것을 선뜻 내주셨다.
그러나 그들의 욕심은 끝이 없었고, 그들은 점점 더 많은 것을 입에 욱여넣었다.
하나님께서 더 이상 참지 못하시고 진노를 터뜨리셨다.
그들 가운데 가장 총명하고 뛰어난 자들을 베시고 이스라엘에서 가장 멋진 젊은이들을 쓰러뜨리셨다.
32-37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은 여전히 죄를 지었다.
그 모든 기적을 경험하고도 여전히 믿지 않았다!
그들의 삶은 아무 가치 없이 스러졌다. 그들이 살았던 흔적은 온데간데없고 유령도시만 남았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베어 죽이실 때에야 그들은 하나님께 달려와 도움을 구하고, 돌이켜 긍휼을 간구했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반석이심을,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께서 그들의 구원자이심을 증언했다.
그러나 거기에는 한마디의 진심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들은 내내 거짓말만 늘어놓았다. 하나님을 조금도 개의치 않았고 그분의 언약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38-55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자비로우셨다! 저들을 멸하는 대신, 그 죄를 용서하셨다!
노를 참고 또 참으시며 그 진노를 억누르셨다.
하나님게서는 그들이 한낱 흙으로 지어진 존재임을, 대수로울 것 없는 자들임을 기억하셨다.
사막에서 그들은 얼마나 자주 그분을 퇴짜 놓았던가?
광야 시절에 얼마나 자주 그분의 인내심을 시험했던가?
그들은 거듭 그분을 거역했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하나님을 노엽게 했다.
그들은 얼마나 빨리 그분이 행하신 일을 잊었던가?
대적의 손아귀에서 그들을 구하시던 날을.
이집트에서 여러 기적을 일으키시고 소안 평원에서 이적을 행하시던 일을.
그분께서는 강과 그 지류를 피로 바꾸셔서, 이집트에 마실 물이 한 방울도 없게 하셨다.
파리 떼를 보내어 저들을 산 채로 먹게 하시고 개구리 떼를 보내어 저들을 괴롭히게 하셨다.
저들의 수확물을 벌레 떼에게 내주시고, 저들이 애써서 거둔 모든 것을 메뚜기 떼에게 넘기셨다.
우박으로 저들의 포도나무를 쓰러뜨리시고 서리로 저들의 과수원을 망가뜨리셨다.
우박으로 저들의 가축을 사정없이 때리시고 벼락으로 저들의 소 떼를 치셨다.
이글거리는 진노와 사나운 파괴의 불 바람, 질병을 옮기는 천사 전위부대를 보내셔서 그 땅을 말끔히 청소하고 주님의 길을 예비하게 하셨다.
저들의 목숨을 살려 두지 않으시고 전염병이 저들 가운데 창궐하게 하셨다.
이집트의 모든 맏아들을 쓰러뜨리시고, 함이 낳은 건강한 유아들을 죽이셨다.
그러고는 자기 백성들을 양 떼처럼 이끌어 내셨다.
광야에서 그들 무리를 안전하게 인도하셨다.
주께서 돌보시니 그들은 두려울 것 없었다.
그들의 원수들은 바다가 영원히 삼켜 버렸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을 그분의 거룩한 땅으로, 그분의 소유로 삼으신 이 산으로 데려오셨다.
그들을 가로막는 자는 누구든 쫓아 버리시고 그 땅에 말뚝을 받아 유산으로 주시니, 이스라엘 온 지파가 자기 땅을 갖게 되었다.
56-64
그러나 그들은 계속해서 그분의 심기를 언짢게 하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거역했다.
그분께서 말씀하신 것을 하나도 이행하지 않았다.
믿기지 않지만, 그들은 조상들보다 더 악했다.
용수철처럼 배배 꼬인 배신자가 되었다.
이방인들의 난잡한 잔치를 벌여 하나님의 진노를 사고 추잡한 우상숭배로 그분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나님께서 그 어리석은 짓거리를 보고 노하셔서 이스라엘에 '절연'을 선언하셨다.
하나님이 떠나심으로 실로는 텅 비었고 그분께서 이스라엘과 만나시던 성소도 버려졌다.
하나님의 긍지와 기쁨이던 것을 위험에 내어주셨고 그 분의 기쁨이던 백성에게 등을 돌리셨다.
노하신 하나님은 그들을 전쟁터에 내보내시고 혼자힘으로 감당하게 하셨다.
젊은이들이 전쟁에 나가 돌아오지 않았고 젊은 아낙들의 기다림은 헛되이 끝났다.
제사장들은 몰살당하고 과부가 된 그들의 아내들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못했다.
65-72
그때 주께서 깊은 잠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갑자기 일어나셔서 술로 달아오른 전사처럼 고함치셨다.
원수들을 내리쳐 쫓아내시고 뒤돌아볼 엄두도 못 내게 고함치셨다.
그러고는 요셉의 지도자 자격을 박탈하셨다.
에브라임도 자격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대신 하나님께서 몹시 아끼시던 시온 산, 유다지파를 선택하셨다.
그 안에 성소를 세우셔서 영광스럽게 하시고 땅처럼 견고하고 영원하게 하셨다.
그 다음, 자기 종 다윗을 택하시되 양 우리에서 일하던 그를 친히 뽑으셨다.
어미 양과 새끼 양을 치던 그였으나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야곱을 맡기셨다.
그분의 백성 이스라엘, 가장 아끼시는 소유를 돌보게 하셨다.
백성을 슬기롭게 잘 인도했다.